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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시로 데운 구들이 따뜻했다.

  종반을 예상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읽는 동안 언젠가 봤던 다큐멘터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엄마와 딸이었는지 시어머니와 며느리였는지 나이든 여인과 젊은 여인이 나오는 다큐멘터리였고 나이든 여인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었다. 흔히 『내 머릿속의 지우개』라는 영화 제목처럼 기억이 사라진다고만 알고 있지만 내가 본 다큐멘터리는 더 슬펐다. 인지능력이 사라지는 것이다. 거울을 들고 강아지라고 하는 것이다. 어제까지 접했던 세계와 단절되어 다른 사회 약속을 사용하는 세계로 돌려 앉은 상이다.

  • 이 이야기로 어떻게 대중 미디어적인 영상물을 만드나 싶었는데 찾아보니 영화는 꼬리를 덧댄 모양이다.
  • 혼돈을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있으면 혼돈이 당신을 쳐다본다. _니체” 유명한 말이고 처음 본 것도 아니었지만 ‘그럼 혼돈을 봐봤자 혼돈스러워지기밖에 더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짧은 문장들이 주는 강렬함이 있다. 장편 소설이라는데 단편 소설을 본 것 같은 느낌이다. 줄을 많이 띄어서인가?
  • 결국 ‘살인자의 기억법‘은 무無쓸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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