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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문제를 제대로 보기 위해 선행되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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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실이 존재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에게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하기엔, 너무 복잡하고 거대하고 오래된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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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진실은 다르다. 이 친구들이 시골에서 아무것도 모르다가 봉고차로 납치당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매 순간 아주 작은 단계의 선택 하나하나가 삐끗하면, 별것이 아닌 일들이 이어져 여기로 오게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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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니라 미묘한 계약관계들에 대해서 합리적인 가이드까지 받은 상태로 여기까지 오다 보니 심지어 자신이 피해자라는 자각도 없는 상태가 되는 거다. 과거에 폭행과 감금을 당했던 사람들은 자신이 피해자라는 인식이 강했고 원망할 대상도 뚜렷했다. 지금 같은 21세기에 일어나는 인신매매는 아주 부드럽고, 친절하게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뤄진다. 이 모든 과정에 한국이 보장하는 시스템 안에서 이뤄진다. 그래서 이 여성들은 자신이 끊임없이 공범 관계에 있었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까지 오려면 최소한 서너 명과 계약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막상 와서는 누구를 원망할지를 모르고, 자기 자신의 선택을 자책하며 ‘이 정도면 괜찮아’라고 합리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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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더읽기 : “한국과 미군은 인신매매의 공조 관계다”

먼저 발췌문은 허핑턴 포스트 기사로 한국에 주둔한 미군들을 대상하는 하는 성매매 산업의 현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호스트 네이션’의 감독 인터뷰 중 일부이다. 다큐멘터리 자체는 온라인 상영이 어려워 접하기 매우 어렵겠지만 해당 인터뷰만으로도 현재에 대한 문제를 잘 다루고 있어 좋은 기사다.

특히 발췌한 부분은 단순히 다큐멘터리에서 다루고 있는 일 뿐 아니라 현대에 일어나는 수 많은 일들을 단순하게 취급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해 주고 있다. 과거에 인과 관계가 단순하고 굵은 선으로 짜여져 있다면 현대에 와서는 미세하고 가는 선으로 복잡하게 짜여져 때론 어떤 것이 원인이고 어떤 것이 그에 대한 결과 인지 알 수 없고 어떤 때는 원인과 결과가 서로 맞물려 있는 닭과 달걀의 관계가 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쓱 흝어보고 잘못된 판단이나 편견을 가지기 쉽고 이미 그렇게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것들이 너무도 많다. 허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우선시 될 것은 그 싸이클이 어떻게 짜여 있는지 명확하게 들여다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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