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깨달음

동생의 졸업식이라 연차를 냈다. 졸업식에 들렸다가 가족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가서 노트북으로 잡일 좀 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데 스타벅스에 가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받자 마자 졸음이 쏟아졌다. 얼마 전 계절학기 중에 1~2주간 새벽 2시부터 7시까지 자고 출근했다 바로 카페 가서 자정까지 공부할 때도 이렇듯 졸린 일이 없었다. ‘왜 이렇게까지 졸립지?’ 하면서도 큰 테이블에 앉아 열심히 공부하는 3명의 청년들 사이에서 혼자 꾸벅꾸벅 졸았다. 우연히 고교 동창을 만나 한참을 떠들고 나니 그제서야 정신이 좀 들었다.

어영부영 카페를 나와 운동을 하려고 가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탄수화물을 많이 먹었다. 최근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있어서 많이 먹어야 100g 이하가 되도록 하고 있고 그마저도 아이스크림에 들어 있는 당분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점심에 가족 식사하면서 고기와 함께 버섯 넣은 미음 같은 스프에 감자튀김, 마카로니와 푸실리를 마요네즈에 버무린 한국식 샐러드 ‘사라다’를 먹고 마지막엔 물냉면 한 그릇을 거의 다 먹었다.

몇 년 전부터 쌀밥을 안 먹은 터라 춘곤증을 겪은 적이 없는데 몇 년 만에 체감하니 새로웠다. 사람 몸에 탄수화물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가 느껴지기도 했다. 더불어 운동하면서 무게를 달아보니 지난 목요일보다 800g 가량이 늘었다. 무게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편이지만 꽤 많이 늘어서 ‘왜 일까’ 생각하다 보니 오늘 점심 뿐 아니라 어제 밤에 내일 쉰다는 편안함에 밤 늦게 큰구슬우렁이와 멸치를 비빔장에 찍어 먹고 아이스크림까지 잔뜩 먹은 탓도 있는 듯 싶었다. 어찌나 먹었는지 아침에 몸이 좀 부어서 과하게 먹었구나 싶긴 했는데 점심까지도 탄수화물 섭취가 과하니 몸에 바로 반응이 온 것 같다.

일전에 내 낙천으로도 덮을 수 없던 스트레스 때문에 위가 아플 적에도 ‘사람 몸이 생각보다 예민하구나’ 했는데 오늘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써온 만큼 또 써야 할 테니 조심해서 굴려야 겠구나’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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